몽상
밤의 판화
undercurrent
2005. 10. 18. 23:31
불을 끄고 침대에 누우면 나는 판화가가 된다. 매일 밤, 나는 손가락 끝으로 벽에다 판화를 새긴다. 내 손끝은 벽에 글씨로
된 그림을 새긴다. 아래로, 위로, 옆으로 천천히 천천히 내 손끝은 조심스럽다.
아침이 되면 벽에 새긴 판화는 하얗게 사라지고 없다. 판화는 오직 어둠속에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. 불을 켜는 순간 판화는
하얗게 지워진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