몽상

거미

undercurrent 2004. 12. 21. 02:26

 

거미야. 거미야. 검은 거미야. 너는 비록 약하지만 여자들이 너를 본다면 기겁을 하고 달아날 거야. 그러면 사내들은 잔득 폼을 잡으며 너를 발로 짓이기겠지. 거미야. 거미야. 그렇다고 네가 정말 징그러운 존재라는 것은 아니야. 너는 너무 약해. 약해 빠졌어. 넌 힘이 없어. 너를 괴물로 만드는 건 여자들이고 너를 죽이는 건 남자들이야. 거미야. 거미야. 불상한 검은 거미야. 여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내가 널 죽일 지도 몰라. 그래도 날 용서해 줄 거지? 다른 사람들은 미워하더라도 나만은 용서해줘. 불쌍한 검은 거미야.